[Philosophy] Meritocracy - 능력주의

PSLeon ㅣ 2023. 7. 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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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Meritocracy)

능력주의는 능력(merito)과 힘, 권력(cracy)를 합쳐 meritocracy라고 하며,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의 풍자 소설인 <능력주의의 출현: The Rise of the Meritocracy>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이다. 뜻은 위키백과의 정의를 인용하면 "개인의 능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나 권력이 주어지는 사회를 추구하는 정치철학"이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능력을 갖춘다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간주한다.
그리고 능력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공정하다고 여긴다.
 
우리나라 현실을 비추어 설명해보겠다.
대한민국에서는 크게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핵심 요소는 바로 교육(education)이다. 그리고 능력주의 사회에서 이 교육에 대한 경쟁 시스템이 바로 수능시험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이 미래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시 경쟁이 과열되어 있으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명문대학교를 진학하거나, 성적에 맞추어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즉, 적어도 대학교 졸업장은 따자라는 마인드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대학교 진학이라는 목적으로 변질되며 전세계에서 청소년 자살률 1위를 기록하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3명 중 1명꼴로 입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능력주의의 관점에서는 대학 입시에 성공해서 소위 말하는 SKY나 의대, 로스쿨에 진학하였을 경우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내가 능력이 뛰어나서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자신보다 밑에 있다고 여기거나 입시에 실패한 사람들을 저 사람들은 능력이 부족하고 게으르며, 노력이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수능에 만점을 받아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며 월 2천만원이라는 돈을 받으며 살고, 누군가는 고교 학창시절 3년의 시간 동안 노력했지만 성적이 낮아 지방대에 입학하여 졸업 후 일반적인 직장에 들어가 월 200만원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득 격차는 능력과 노력의 차이가 있으니까 당연한 것일까?
 
능력주의 지지자들은 모두가 동등한 경쟁 시스템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에서 승리한 것이므로 이러한 보상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들이 은폐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타고난 계층 배경과 사회경제적 지위는 배제하고 오직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법고시나 행정고시에 합격한 것을 뜻했다. 하지만 점차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며 개천에서 용나는 사례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2021년 로스쿨 입학생을 조사해보니 SKY 출신이 51%나 된다고 한다. 이 수치는 로스쿨 입학생의 2명 중 한 명은 SKY 출신이라는 것이다. SKY 입학 신입생의 가계 소득분위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신입생 중 55.1%가 9분위 이상이라고 한다. 9분위는 3인 가구 기준 월 가계 소득이 약 1300만원이다.
또한 많은 연구 결과에서 부모의 학력이 박사급으로 고학력일수록 자녀가 명문대에 가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과연 능력주의에서 말하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성공에 따른 보상은 계층 간의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학벌주의도 한 번 생각해보자.
한 학생은 강남3구에 태어나 S대에 입학하기 위해 열심히 사교육에 투자해주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공부를 했고 그 결과 S대에 입학했다고 가정하고, 한 학생은 평범한 도시에서 태어나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일반 학원을 다니며 지방대에 입학했다고 하자.
초등교육에서 중등교육(중+고등학교 교육), 고등교육(대학교육)으로 진행할수록 사교육에 의한 학업성취도 향상 상관관계는 약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예시에 적용해서 전자의 학생은 입학 후 부모님에게 많은 용돈을 받으며 대학 라이프를 즐긴다며 매일 놀면서 학점은 2점대를 유지하고 아무런 스펙을 쌓지 않는 반면, 후자의 학생은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누구보다 밤잠을 줄여가며 4점대를 넘는 학점을 유지하고 어학성적을 취득하고, 전공의 지식을 열심히 쌓은 상태로 졸업했다고 가정해보자. 두 학생 모두 같은 전공이며, 같은 분야에 입사 지원을 했을 때, 취업전선에서 누가 뽑히는게 옳은 것일까?
 
반대로,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은 누구를 뽑을 것인가?